김범영 실화수기 현장체험 100일 9~10회

현장체험 100일
대단한 남자

나이가 많지만 그래도 노가다 판에선 반장....
이 현장에 뭇 아주머니들이 기생3 또는 불여우3 라 부르는 여자들이 있었다
물론 잘 생긴 것은 절대 아니다
그렇다고 젊다고 볼 수도 없다,
몸짱도 절대 아니다,
그런데...
왜....
그 3여자를 그렇게 부를까?
거기엔 단 한가지 이유만 있다.
나이가 많아도 우린 반장하고만 논다....
즉 노가가 판에서 일하는 보잘 것 없는 일꾼 하고 노는 여자들과는 노는 물이 다르다...
왜?
반장 하고만 놀거든...ㅋㅋㅋ
그 3여자는 늘 반장하고 붙어 다닌다.
어떤 아주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그년들은 반장이라면 사족을 못쓰고 다 대주거든...
다른 아주머니는 또 이렇게 말한다.
대 주려면 반장한테 대주고 잘 보여야 편하게 일하지...
그 아주머니 말은 맞다
늘 그 3여자는 다른 여자들 보다 퇴근도 빨리하고 힘든 일도 안시키니깐..
하지만 한가지 그녀들이 항상 3는 아니다
거의 2만 있을 때가 더 많다.
왜 그럴까?
이유는 일하다가 오전에도 점심 때도 언제나 집으로 갈 수 있거든...
정말 그 불여우3는 반장들한테 그걸 주는 걸까?
아무리 관찰해도 그 장면을 볼 수는 없었다.
간혹....
그 반장이 여자들이 일 나간 사이 여자 탈의실에 문을 잠그고 들어가 뭔가를 먹고 나온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맛있게...
그 여자3는 반장한테 뭘 주는 걸까?
뭘 그렇게 맛있게 먹고 나올까?
나는 무척 궁금했다.
휘이잉.........
흙먼지가 뿌옇게 날리고 있었다.
몹시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아마도 어제 비가 내려서 그런 모양이다.
젠장....
나는 일을 나가다 말고 다시 탈의실로 향했다...
두터운 점퍼를 걸치기 위해서다.
어둠컴컴한 지하실로 내려가 탈의실로 향하는데...
흐응....
뭔가 거부하는 소리도 그렇다고 싫다는 소리도 아닌 여자의 코먹은 소리가 들려왔다.
여자들 탈의실이다.
[뭐하는 것이지! 여자들도 다 일을 나가고 빈 탈의실인데....]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남자 탈의실에 가서 내 점퍼를 입고 나왔다...
흐응.....
다시 들리는 같은 소리...
저벅저벅...
나는 발자국 소리를 크게 내며 여자 탈의실로 다가갔다.
갑자기 소용해진다...
아무 소리도 안 들린다...
나는 여자 탈의실 문을 살짝 잡아 당겼다
역시 안으로 잠겨있다.
나는 다시 발자국 소리를 내며 멀리 떨어졌다.
그리고 컴컴한 구석에 몸을 숨기고 잠시 있었다.
[갔다,]
여자 탈의실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린다.
바로 그 반장 목소리다.
흐응.....
다시 들리는 여자의 코먹은 소리...
뭐하는 걸까?
하기야 뭘 하든 나하고 상관없는 일 나는 다시 일터로 향했다.
[김씨! 창고에 가서 막삽 하나만 갖고오지!]
일터로 나간 나에게 이씨가 말했다.
창고는 남자 탈의실 바로 옆에 있었다
나는 다시 창고로 가기 위해 지하실로 향했다,
흐응....
[가만 있어봐....]
아직도 들리는 그 소리...
남자는 뭘 가만 있으란다...
젠장....
무슨 짓을?
나는 다시 발자국 소리를 내며 창고에서 삽을 하나 꺼내 들고 일터로 향했다
역시 조용하다...
뭔가 남에게 들키면 안되는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은 틀림이 없는데....
역시 그 반장...
그 남자는 대단하다...
그 나이에 아침 저녁 안 가리고 여자들과.....
지하실 입구가 훤히 보이는 일터에서 일하며 간혹 누가 지하실에서 나오나 힐끗 힐끗 고개를 돌렸다.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아침 식사시간이 되도록 그 여자는 탈의실에서 나오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하지 않던가...
[아 그년이 아침 먹으러 갈 때까지 일도 나오지 않고 탈의실에서 반장과 노닥거렸대....]
[노닥거리긴 그 짓 했겠지]
아주머니들이 수군거리는 소리에 난 그 여자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바로 3중 하나였다.
내가 보기엔 가장 못생긴 여자였다
정말 어떻게 그렇게 생길까 하고 의문이 갈 정도로 못생긴 여자....
아무튼 그 남자는 대단하다....
하기야 돼지 얼굴보고.....
그 말이 맞겠지 ㅋㅋㅋㅋ
다음으로

 

현장체험 100일
[노동부는 뒷짐만 지고]


[오늘은 모두 아침부터 사무실 앞 청소를 하세요!]
이00 반장이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인다
사무실 앞에 청소를 하는 것이 그리 바쁜가
[노동부에서 나온다니깐 안전모들 잘 쓰고....]
나는 의문이 생겼다,
노동부에서 나온다는 것도 미리 날짜를 정하고 통보까지 한다는 것도 그렇고....
노동부에서 나오는데 사무실 앞에만 청소를 한다는 것도 그렇다.
의문은 생겼지만 시키는 일이니 포대 하나를 들고 청소를 시작했다,
청소라고 해야 스티로폼 조각들 줍는 것과 종이나 비닐 봉지들 굴러 다니는 쓰레기 줍는 것이 고작이었다
물론 그렇게만 해도 사무실 앞은 무척 깨끗하다,
평소에 비교하면 말이다,
허나,,,
노동부에서 나온다고 통보가 왔으면....
나 같으면 위험한 개구멍이라도 잘 막고 사람이 다치기 쉬운 흩어진 자제들이나 정리하고 그 것이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노동부에서 노동자 안전을 조사하러 나올 것이 분명하기에....
주변에 널려 있는 것이 다 노동자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인데...
겨우 청소나 하라니....
무슨 대통령이라도 구경 오는가,
그 옛날 대통령이 지나가면 비포장 도로에 진흙으로 임시 쿠션이 좋게 하려고 깔았다...
물론 주변 잡초도 말끔히 베어 버리고 쓰레기도 청소하고.....
하지만 노동부에서 건축현장 노동자를 위해 조사를 나온다면 안전이나 임금 문제 외에 다른 것이 있겠는가?
난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그것도 사무실 앞에만 청소를....
시키는 대로 우린 청소를 했다,
청소는 2시간 정도 하고 끝났다,
[김씨는 아줌마들 하고 00동 사춤을 하세요!]
00동은 바로 사무실 앞이다,
[두 아줌마는 사무실 앞 000동 하고 들어오는 입구 000동 호스트카를 보세요! 층마다 안전문을 꼭 닫고,]
아주머니 둘은 현장 들어오는 입구와 사무실 바로 앞에 있는 호스트카를 운전 시키고 나머지 아줌머니들은 나와 같이 문틈에 시멘트 모르타르로 메우는 작업을 했다,
오전 11시경...
일터에서 건너다보니 승용차 한대가 사무실 앞에 도착해 두 사람이 차에서 내려 사무실로 들어갔다,
물론 사무실 00과장이 마중을 나온 것을 보면 아마도 그 사람들이 노동부에서 나온 사람들인 모양이다,
확인을 하기 위해 00동 호스트카를 보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보았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노동부에서 나왔단다,
그래서 지금 소장님도 사무실로 들어갔단다,
나는 노동부에서 나온 사람들이 현장을 돌아보면 아마도 안전 문제가 도마위로 오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난 계속 지켜보기로 하였다,
그러나....
노동부에서 나온 사람들은 사무실에 들어가더니 나올 줄 몰랐다,
커피 한잔 마실 돈 없어서 커피 얻어 먹으려고 온 것은 아닐 테고....
1시간이 지났다,
11시 30분에 점심을 먹고 12시 쯤 호스트카를 보는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노동부에서 나온 사람들은 갔나요?]
[아직 사무실에 있어요!]
그것 참!
모를 일이다,
[저기 나오네요!]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사무실에서 00과장하고 같이 나오는 두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사무실을 나와서 바로 승용차에 올라 탔다,
헌데...
00과장도 자신의 차를 타고 같이 현장을 빠져 나갔다,
[점심 먹으러 가나 보네!]
아주머니의 말이다,
오랜 나날을 이 곳 사무실 앞 호스트카를 보는 아주머니라 척 보면 아는 모양이다,
설마...
무슨 문제가 있어서 노동부에 같이 들어가려는 모양이지...
나는 그렇게 믿었다..
하지만...
노동부에서 조사를 나온 사람들이 겨우 사무실에서 커피나 마시다가 그냥 갔다는 사실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현장을 돌아보고 안전에 이상이 없나 살펴보고 노동자들에게 임금문제에 이상이 없나 질문도 해보고...안전화나 안전모는 제대로 지급 되는 지 조사도 해보고 그래야 본연의 직무를 다 했다고 할 것이다,
요즘 세상에 커피 한잔 사 먹을 돈이 없을 정도로 노동부 직원은 가난한가,
결국 노동부는 뒷짐만 지고 노동자들은 믿을 곳이 없는 세상이다,
나 언제 갈 것이니 알아서 해라...하는 식으로 통보를 하고 와서는 커피 한잔 얻어먹고...물론 다른 것도 얻어 먹었을 지도 모르지만....
나 여기 조사 나왔다 간 겁니다....라고 형식적인 직무....
정말 한심한 생각이다,
그런 공무원들을 위해 국민은 피땀 흘려 번 돈으로 그 들의 월급까지 주고 있으니 말이다....
혹시...사무실에서 서류로만 조사를 해도 앉아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초능력자들???
그렇다면 정말 대단한 능력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커피도 얻어먹지 않았을 수도 있다
너무 청렴한 공무원들이라...
그렇다면 이 글을 쓰는 내가 너무도 큰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유능한 초능력자들을 몰라보고, 그렇게 청렴한 공무원을 몰라보고, 이 글을 썼으니 말이다,
요즘 기업들이 어렵다고 한다,
자재난도 그렇고 인건비도 그렇고....
하지만 말이다...
기업 사장들이 끼니 걱정을 하던가?
자녀 학비 걱정을 하던가,
입을 옷이 없어 걱정을 하던가 말이다,
정부는 우선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 창출 운운한다....
노동자들만 잘 살자는 것도 아니다,
노동자들과 기업이 다 잘 살자는 것이다,
일하는 노동자들이 다치지 않고 안전해야 기업도 산다,
일하는 노동자들이 굶주리지 않아야 기업이 산다,
그 두 가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노동부다,
노동부는 뭘 하는가?
뒷짐만 지고 구경하는가?
내 생각은 이렇다,
어느 현장을 조사하러 간다 해도 사전 통보가 없어야 평상시 그대로 작업 환경을 볼 수 있고,
발로 걸어서 현장을 다녀 봐야 노동자들이 안전한가 확인을 할 수 있다,
노동자들에게 질문을 해 봐야 그들이 인건비를 제대로 받는지 알 수 있다, 그들의 애로사항도 듣고...
절대로 사무실에서 커피나 마시든 안 마시든 앉아 있다가 가서는 아무 것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내가 오늘 갑니다 라고 하는 것은 혹시 별도로 뭔가 준비하라는 요청은 아닌가?